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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하는 팀장의 후회

이석재 코치 2021. 8. 2. 11:37

직장 생활에서 거의 매일 경험하는 일 중의 하나는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굴하기 위한 회의,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킥오프 kick-off 미팅을 겸한 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중간 점검을 하는 회의, 프로젝트의 결과를 최종 보고하는 회의 등 다양하다. 사람마다 회의에 대한 느낌이 다르다. 회의를 통해 동료들과 대화를 할 기회를 갖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생산적인 회의를 해야 한다는 면에서는 긴장이 된다. 코칭에서 만난 한 팀장에게 물어보았다.

  "회의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있습니까?"

  그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미묘한 미소와 얼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어서  자신의 느낌을 간략하게 말했다.

  "긴장되고 불편합니다." 

  팀장이라면 그동안 셀 수 없을 만큼의 많은 회의를 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가진 팀장이라고 생각할 때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회의의 달인'이다. 다양한 형태의 회의에 참여하면서 산전수전 다 겪었을 것이다. 달인의 정도는 아니어도 회의에 대한 거부감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회의에 대해 긴장하고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은 나름의 고충이 있다는 것이다. 그의 고충이 궁금했다. 나는 팀장과 그의 회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가 회의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회의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관리에 있었다.

  감정관리에 실패

  그는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쉽게 욱하는 감정처리를 했다. 이에 대한 팀원들의 반응은 분명했다. 회사에서 리더를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리더십 다면 진단에서 그의 감정처리가 혹평을 받았다. 자기중심적이며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의 감정을 읽지 못한다는 것이다. 감수성이 부족하여 자신의 감정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팀장은 팀원들의 피드백을 진중하게 받아들였다. 사실 집에서 아내도 솔직한 자신의 심정을 드러내곤 했다.

  "나니까 참아주지 누가 당신의 감정을 다 받아 줄 것 같아?"

  팀장이 아내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것은 바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감싸주는 것이다. 어느 날인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욱했을 때 아내의 표정은 팀장의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다. 그동안 많이 이해하고 참아주다가 한계에 도달했지만, 그때 느낀 아픔을 속으로 풀고 있는 슬픈 모습이었다. 

 감정관리의 실패 원인을 해소하기

  팀장은 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속으로 다짐했다. '이번에 확실하게 감정관리를 할 수 있는 자신을 만들자.' 나는 팀장에게 언제 감정이 격앙되는지를 되돌아보고, 그 원인이 되는 단서를 A4용지에 적도록 요청했다. 다시 말해 언제 팀장의 꼭지가 도는지를 찾는 것이다. 이어서 팀장은 감정관리에 대한 해결책으로 호흡명상을 하고, 회의에서 감정이 올라오는 경우에는 호흡법을 사용하기로  약속했다.

  팀장은 프로젝트의 진행과 일정 관리에 대해 팀원들의 의견이 다양하여 이를 조율하고, 합의된 의견을 도출하기 위한 팀 회의를 하는 중이다. 팀장은 평소처럼 욱하는 감정 표현을 관리하기 위해 호흡법을 사용하고 있다. 자기 자신을 정신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것이다. 호흡법으로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팀장의 감정을 자극하는 팀원들의 언행과 태도에 민감해하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면 팀원들이 문제 제기만 하고 해결책에 대한 말하지 않는 것, 다른 팀원의 의견에 일관되게 부정적인 평가나 피드백을 하는 것, 팀 회의에 집중도가 떨어진 모습을 보이는 것 등이다.

 마음이 떠돌고 난 후

  한 시간이 지나도록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팀원들이 하나 둘 지친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한 팀원의 토론 태도가 팀장의 눈에 특히 거슬렸다. 원하는 회의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이며, 팀장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팀원의 회의 태도이다. 팀장은 욱하는 감정을 관리하기 위해 마음속으로 ‘홍길동 님, 이 팀의 주인이 누구입니까? 주인의식이 안 보여요.’라는 생각을 억누르고 있었다. 

  회의에 주의를 집중하였으나 욱하는 감정을 관리하느라 주의가 분산되었다. 마음이 떠돌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설상가상으로 그 팀원을 포함해 모든 팀원에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억눌렀던 생각이 튀어나오면서 사건을 더 키운 것이다. 팀장은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