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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생활의 소멸

생각 파트너 코치올 2021. 7. 12. 12:11

기술 혁신의 비밀, 거리의 소멸

 

원시인이 사슴을 추적해 포획하려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그의 오른손에는 사슴을 제압할 수 있는 날카로운 돌칼이 있다. 그는 숨을 죽이고 사슴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몸을 낮춘 채 절호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그가 사슴을 성공적으로 잡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이다. 원시시대에 그와 사슴 간의 거리를 단축시키는 것은 먹거리를 확보할 가능성을 높였다. 그가 거리를 극복하려면 신기술이 필요하다. 그는 궁리 끝에 사슴이 자주 지나다니는 길목에 웅덩이를 파고 그 위에 나뭇가지로 위장을 한 뒤 사슴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자연을 이용한 함정 파기는 그의 창의적인 기술 혁신이다. 무기의 발전사를 보면, 거리가 무기의 타격성을 결정한다. 칼보다 긴 창, 긴 창보다 활, 활 보다 총, 총 보다 대포가 상대방을 제압하는 힘을 갖는다. 최근에는 드론이 강력한 살상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사건을 통해 확인했다. 기술 혁신은 거리의 소멸에 있다.

 

현대사회의 상징, '초연결사회'
거리는  더 이상 삶의 제약이 아니다

 

초연결사회로 상징되는 현대 사회로 오기 전에 사람들은 물리적 거리에 의한 제약으로 정신활동에 여유가 있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옆 마을에 사는 친척 집에 마실을 갔다. 어두워지면 갈 곳이 없는 시골 사람들은 삼삼오오 사랑방에 모여 삶의 이야기를 나눴다. 사회적 관계를 갖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삶의 여유를 누릴 수 있었다.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면, 그 수고에 기쁨이 배가 된다. 이러한 삶의 방식과 정서는 달라지고 있다. 

 

정보기술과 통신망의 고속화는 우리의 생활방식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큰 변화와 혁신을 일으켰다. 2001년 프란시스 케언크로스는 이러한 변화를 거리의 소멸로 축약해 설명했다. 이제 모든 기업은 인터넷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물리적 거리에 의해 제약을 받았던 개인의 생활환경은 인터넷 가상공간으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일과 삶의 영역을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물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삶의 영역이 사라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일과 개인생활의 경계를 희석시킨다

 

사람들은 일을 하면서 인터넷 가상공간과 연결되는 스마트 폰 등의 매체를 활용한다. 이제는 삶의 방식이며 습관이다. 사람들은 일하는 데 집중했던 주의를 정보통신 매체를 활용하는 데 분산했다. 일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졌다. 일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 일에 집중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했다. 컴퓨터나 스마트 폰, 모바일 기기 등에 있는 생산성 관련 소프트웨어나 각종 앱은 일과 개인생활을 더욱 연결시키고 있다. 점차 일과 개인생활의 경계를 희석시킨다. 

 

오늘날 페이스북, 트위터, 넷플릭스 등을 통한 정보 공유와 활용은 사람들을 극한으로 자극하고, 이제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인터넷 중독은, 개인의 의지로는 일과 개인생활을 구분하기 어려운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19년 미국 조지타운 대학의 칼 뉴포트는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필요한 량을 넘어서는 정보 활용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은 정보에 대한 과잉 노출과 활용을 통해 진정한 잠재 가치를 끌어내지 못하고, 고작해야 일부분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스마트폰, 고위험군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9년 스마트 폰 과의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만 3세 이상에서 69세 이하까지 28,592명을 대상으로 한 가구 방문 면접조사에서 스마트폰 이용자의 잠재적 위험군 비율이 2018년 16.4%에서 2019년 17.1%, 고위험군 비율은 2.7%에서 2.9%로 각각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들 두 집단은 모두 과의존 위험군으로 2018년 19.1%에서 20.0%로, 2015년 이후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스마트폰의 과의존에 대해 응답자의 78.7%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 결과는 현실 세계를 떠나 자기만의 세계를 찾아간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보여 준다.

 

개인생활이 사라지고 사람의 마음은 떠돈다

 

현실을 보면 스마트 폰이 현실 세계와 정신세계를 연결하는 회색 지대에 온라인 생태계를 건설하는 중심 매체로 자리 잡았다. 어떤 사람들은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 스마트 폰을 사용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스마트 폰을 회피처로 삼아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고 인터넷 생활에 몰입한다. 일에 집중했던 주의는 이전보다 더 분산되는 형국이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마음은 떠돈다.   

 

거리가 소멸한 초연결사회가 되었지만, 개인의 삶은 독립적이며 고립되고 있다. 사람들은 격리되고 고독감을 더 느낀다. 인간의 사회성은 아날로그 감성에서 디지털 감성으로 변화하고 있다. 일과 개인생활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구상하고 만들어 갈 필요성은 커졌다. 국가와 사회 시스템이 안정적인 삶의 환경을 보장하기 어려운 사회로 갈수록 각자가 자신의 삶을 꾸려야 한다. 삶을 영위하는 데 각자 감당해야 할 비용이 증가한다. 그러나 갈수록 자기 삶을 꾸릴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이러한 삶의 현실에서 사람들의 마음은 떠돈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삶을 끌어갈 시대정신도 없다. 이제 각자 자신의 삶을 끌고갈 전략적 자원을 찾아야 한다. 나는 그 자원이 떠도는 마음에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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